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사로잡힌 개인의 그릇된 신념'

적반하장, 아전인수… 대화를 하다 보면 불통의 장벽 앞에 답답해질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분명히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조차 상대가 다른 기억으로 밀어붙일 때, ‘하늘이 알고 땅이 알 뿐’ 답답함을 풀어줄 증인이나 증거가 없으니 막막할 뿐입니다.

세상 이치, 순리로 보면 이게 맞는데, 상대는 아니라고 할 때, ‘길을 막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 이러할까요? ‘사로잡힌 개인의 그릇된 신념’ 확증편향, 알아봅니다.

 

 

확증편향이란

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 Myside Bias

 

확증편향 보기

 

 

확증 편향은 인지적 편향의 일종입니다.

기존에 형성된 자신의 사고나 가치, 신념에 일치하는 정보들만을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확증편향은 정보의 선택뿐만 아니라 해석에 대한 편향적 태도까지 포함합니다. 영어로는 Confirmation Bias, Myside Bias로 표현합니다.

 

이는 자신의 견해나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선택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태도입니다. 요컨대 상황이나 문제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태도가 확증편향입니다.

 

 

확증편향은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가

 

확증편향은 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일어납니다.  이러한 경우 확증 편향은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모으거나, 설명과 주장을 함에 있어 편향된 방법을 동원하게 됩니다.

 

•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간절히 바랄 때
• 특정 사건을 접했을 때, 감정이 앞서는 경우
• 자신의 뿌리 깊은 신념을 지키고자 할 때

 

확증편향의 원리

 

확증편향이 형성되는 원리에 대한 설명으로는 몇 가지 이론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먼저 확증편향은 외부로부터 입력되는 많은 정보들을 빨리 판단하고 처리하기 위함이라는 이론입니다. 확증편향은 인지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요컨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기존의 신념에 부합되는 정보는 취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들은 걸러내는 것입니다.

 

한편 확증편향은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전에 위험 요소를 차단하고자 하는 생존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적 유능감이나 자존감 유지를 위한 노력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즉, 자신의 생각이나 이를 지지하는 정보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믿음으로써 지적 능력이나 자존감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견해입니다.

 

 

반면 확증편향은 개인의 선입견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논리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선입견은 자기 신념을 뒷받침하는 근거나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게 되는데, 이때 새로운 정보나 다른 의견을 틀린 정보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정보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축소, 왜곡하는 자기 합리화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편견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확증편향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하면, 확증편향은 빠른 의사결정과 함께 효과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성급한 결정과 선입견은 객관성이 결여된 의사 결정으로 이어져 여러 문제점을 낳는다는 점입니다. 정보를 균형 있게 검토하고 해석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심리학에서의 확증편향

 

심리학에서 확증편향은 정보의 선택적 수용과 거부로 설명됩니다. 즉 어떤 정보를 신뢰하고 어떤 정보를 불신하는가에 따라 동일한 정보가 주어지더라도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과거의 일에 대한 기억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예컨대 같은 사건을 겪었더라도 사람마다 그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입니다.

 

1950년의 일본영화 《라쇼몽》이 그 대표적 사례일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는 목격자 셋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확증 편향에 따른 기억의 재해석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법률적 판단에서의 확증편향

 

법률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 질문 자체에 편향이 들어 있으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양육권을 다투는 A와 B가 있을 때 A는 무난한 성격이지만 딱히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닌 사람이고, 반대로 B는 두드러진 장점이 있지만 한편 부정적인 면도 강하다고 할 때, 심사자들에게 "어느 쪽이 양육권을 가져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면, 두드러진 장점이 있는 B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질문을 바꾸어 "어느 쪽에게 양육권을 주어서는 안 되는가?"라고 질문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B를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는 모두 질문 자체가 갖고 있는 편향이 답변에 영향을 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법관들도 확증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법관 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판사들의 확증 편향이 일반인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는 주목해야 할 사항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당사자의 주장을 경청하며 선입관을 갖지 말아야 할 판사들이 오히려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SNS와 확증편향

 

구글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등의 사용자 맞춤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가속화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이는 이른바 필터버블로서, 필터버블이란 이용자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요컨대 같은 단어를 검색하여도 이용자에 따라 다른 정보가 화면에 등장하는 것입니다.

 

필터버블 이해하기

 

 

결국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을 잡아두기 위해 시청자들에게 '보고 싶은 것만 보여줌'으로써 확증편향을 가속화시키는 것입니다.

 

 

확증편향의 유사 개념들

 

확증편향과 유사한 개념으로 근접편향, 역화효과, 불완전 증거의 오류, 체리피킹 등이 있습니다.

 

근접편향

근접편향(proximity bias)이란 물리적,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친숙하고 가까울수록 그것에 호의적인 정보만을 찾으려 하는 것을 말합니다.

 

역화효과

역화효과(Backfire effect. 역효과의 법칙)는 기존의 믿음을 부정하는 사실에 직면했을 때, 믿음을 바꾸는 대신 사실을 거부하고 오히려 기존 믿음을 강화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생각을 바꾸는 것이 뇌의 입장에서 고통이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려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역화효과(Backfire effect) 이해하기

 

불완전 증거의 오류 & 체리피킹

한편 확증편향은 논리학에서의 ‘불완전 증거의 오류(the fallacy of incomplete evidence)’ 나 마케팅 분야에서의 체리피킹(cherry picking)과도 통합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나 자료를 선택적으로 제시하거나 수용한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합니다.

 

체리피커 이해하기

 

 

 

확증편향과 관련된 명언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 _ 율리우스 카이사르

 

“기존의 사실들을 무시한다고 해서 그것들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_ 올더스 헉슬리

 

"인간의 지성은 일단 어떤 의견을 채택한 뒤에는 모든 얘기를 끌어들여 그 견해를 뒷받침하거나 동의하게 이끈다. 설사 반대되는 중요한 증거들이 많이 있어도 무시하거나 간과하며 미리 결정한 내용에 집요하게 매달려 결론의 정당성을 지키려 한다." _ 프랜시스 베이컨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기존의 견해들이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새로운 정보를 걸러내는 일이다." _ 워렌 버핏

 

 

마치며

 

확증편향을 설명하면서 ‘사로잡힌 개인의 그릇된 신념’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보았는데, 어떤가요? 동의하시는지요?

사실 올바른 신념과 그릇된 편향의 차이는 미미합니다. 어쩌면 종이의 앞뒷면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SNS의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보는 오늘날, 열린 사고 열린 수용이 더욱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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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위키백과 | 감정독재 | 두산백과 | 시사상식사전 | 트렌드 지식사전 | 나무위키